안녕하세요.
남자 미용실 하면 이런 얘기가 있더랬죠.
"알아서 깔끔하게 잘라주세요"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S68hDxYY3s8
사실 저도 이런 특징에 부합하는 미용실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한 곳을 다니면 특별한 변수가 있지 않는 한 잘 바꾸지 않아요...
그리고 변수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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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용실을 알게 된건 이사한 뒤였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남자분이 운영하시는 1인 미용실 (이하 ㅇㅇ헤어)
아마도 처음 갔던건 2014년일거에요.
2016년의 교환학생 한 학기는 마땅한 미용실을 찾기 쉽지 않아서, 한국인 학생의 추천을 받았던 시드니에 있던 한인 헤어샵을 갔습니다.
머리 자르러 200km가기 아 그러고보니 여행의 이유 중 하나가 머리였구나.
교환학생 10주차
어느덧 실제 수업은 3주정도 남은 상황. 5/8 일어제 초콜릿을 잔뜩 먹었으니 이날은 운동해야지!나가서 뛰어야지! 이래서 나가서 뜀. 뛰다가 중간에 비와서 그냥 바로 방향 틀어서 들어옴. 5/9 월
me.tistory.com
점심으로 양념치킨과 떡볶이를 먹어서 머릿속에서 맴돌던 그 맛들을 잠재웠고,Bondi Beach 가서 바닷가를 걸었고
온 목적 중 하나였던 머리깎기도 그럭저럭 완료.
조금 더 잘라달라고 괜히말한듯
그리고 저녁먹고 이제 Darling Harbour 가야지.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5년 가까이 쭉 다니던 ㅇㅇ헤어.
2019년 이사 후에 한 번 더 찾아 왔었는데, 이후에는 당시 살던 집 1층에 있는 헤어샵(이하 ㅁㅁ헤어)으로 옮겼습니다.
가깝죠?
ㅁㅁ헤어는 여자분 한분이 사장님에 한두명의 다른 디자이너가 있는 곳이었어요.
여기는 첫 방문 이후로는 모두 카카오헤어샵 앱으로 예약하여 사용했습니다.(현 마메드네)
현란한(?) 가위질에 잘 잘라주시고, 그 앱에서 "조용히 시술" 옵션 없었던 시절에도 크게 말 안 걸고 잘 잘라주셨습니다.
물론 해가 지나면서 조금씩 대화가 늘기는 했지만...
"가깝다" 이 압도적인 이유.
2023년에 이사를 하고서는 걸어서 갈 수 없게 되었지만, 차로 그리 멀지 않았기에 지난 달까지 쭉 다녔습니다.
그리고 지난달에 디자이너분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저 이번달이 마지막이에요. 다음달부터 XX지역 근처로 옮겨요. 문자로 안내드릴게요~"
오...그렇구나.
XX지역이면 차로 조금 더 가야하는 (하지만 많이 멀지는 않은) 곳이었습니다.
알겠다, 하고 한 달이 지납니다.
안내가 안 옵니다.
사실 약간 예상도 한게, 핸드폰번호를 수집한 적이 없어요.
그럼 어떻게 문자로 안내를 하지?
앱에서 지원이 되나?
카카오 말고 네이버 예약으로 한 사람들은 안내를 받았나?
모르겠습니다.
살짝 네이버로 해당 지역의 새로 오픈한 샵들에서 해당 디자이너분이 있는지를 찾아봤으나 정확한 상호명을 모르니 나오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불현듯 ㅇㅇ헤어가 생각납니다.
XX지역보다 ㅇㅇ헤어가 조금은 더 가깝거든요.
마메드네 앱에 검색합니다.
같은 이름의 헤어샵이 몇개 검색되는데, 내가 가던 지역이 아니다.
지도 앱에서 검색합니다.
나오네?
전화번호가 그대로입니다.
아 맞다 여기 전화로 예약했던 것 같은데...
지도 앱에서 나온 전화번호와 주소록의 ㅇㅇ헤어의 전화번호를 봅니다.
오 같네.
가장 최근에 후기 올라온 글을 봅니다.
2025년? 그럼 아직 하고 있으시겠지.
전화를 겁니다.
"커트 가능합니다. 예약하셔도 됩니다."
오후 시간대에 예약을 합니다.
그리고 찾아갔습니다.
가면서 예전 생각을 좀 해봤어요.
어떤 이미지였나?
남자 디자이너분 혼자 운영하는 미용실
별 말 안해도 잘 잘라주시고
가끔 배달음식 식사했던 냄새와 담배냄새...
(뭐 커트 잠깐 하는거에 크게 지장있는건 아니지만 냄새가 이미지에 많이 남았나보다)
같은 위치, 같은 간판.
처음 갔던건 12년 전, 마지막으로 갔던 건 7년 전.
"안녕하세요~ n시에 예약했어요."
"전화로 예약하신 분? 되게 오랜만에 오셨네요."
낯익은 얼굴이었겠지...?
(plot twist) 핸드폰 번호가 저장이 되어 있었으려나?
"어떻게 잘라드릴까요?"
"그냥 너무 짧지는 않게 잘 다듬어주세요"
"예전이랑 스타일이 바뀌신 것 같은데..."
"아...닐걸요? ㅎㅎ"
그러고 커트가 시작되었다.
빗과 바리깡으로 바로 들어오는 손.
아 맞다 이 느낌이었지.
ㅁㅁ헤어 디자이너의 가위에 몇년 지내다보니 잊고있었다.
문득 이 디자이너분을 보니, 7년만에 뵌건데 그 사이에 좀 나이가 드신 것 같기도 했다. (당연히 말로는 안했다)
"이쪽으로 오실게요"
머리감는 의자도 그대로다.
사실 시간이 7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나쁜 느낌은 아니다)
ㅁㅁ헤어 디자이너분은 매번 머리 감겨주시기 전에
"물 온도 차갑거나 뜨거우면 말씀해주세요~"
끝나기 전에
"더 헹궈드릴 데 있나요?"
라고 물어보셨다. (물 온도 너무 뜨겁다고 한두번 얘기한 것 같고, 더 헹궈드릴 곳도 거의 얘기한 적 없다)
ㅇㅇ헤어 디자이너분은 친절한 안내 멘트는 아니지만, 필요한 안내만 딱딱 해주셨다.
마무리 커트까지 끝났다.
감사합니다~
계산대로 가서 익숙한듯 삼성페이를 켠 핸드폰을 내민다.
결제 완료.
"얼만지 여쭤보지도 않고 핸드폰부터 드리고있네요 ㅎㅎ"
당연히 7년 전보다 오른 가격.
하지만 ㅁㅁ헤어보다 조금 저렴하다.
앱을 안 쓰셔서 그런가?
나는 문을 열고 나가고, 이어서 다음 손님이 들어온다.
확실히 플랫폼 시대라서 플랫폼에 올라와있지 않은 이런 동네 미용실을 찾는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플랫폼이 과연 정답일까?
이렇게 조용히 잘 유지되고 있는 집도 있다.
오랜만에 예전에 살던 동네에 찾아가서 예전 기억 살짝 나면서,
아마 다시 여기 헤어샵을 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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