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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후면 사라질 김소영님의 첫 책방, 당인리책발전소 방문.

로볼키 2019. 4. 11. 01:27

이 글은 2019년 4월 글입니다. 2019년 9월 망원역에 새로 개장한 당인리책발전소 내용은 

이 링크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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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매장 방문 가능일에 대한 문의가 많으셔서 안내를 드립니다! . 합정동 #당인리책발전소 는 다음주 일요일인 4/14일까지 영업하며 임시 휴업에 들어갑니다. . 옮기자마자 바로 새로운 곳에서 영업을 시작하면 좋았겠지만, 저희도 임차인 입장이다보니 쉽지 않아서 틈이 좀 생기게 되었어요. . 이사가는 위치는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잘 진척이 되고 있습니다! 곧 소개해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현재 낡은 책방에서 벚꽃이 피어있는 날을 이제 일주일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워요. 그럼, 이번주에 책방에서 뵙겠습니다. (오늘은 북토크가 있어 19시 까지 영업합니다) . 광교 가오픈일정도 곧 자체계정과 함께 공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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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합니다...

4월 14일 이번주 일요일이 당인리책발전소의 마지막 영업이라고 합니다. ㅠㅠ 

물론 책발전소 2호점인 책발전소,위례 와 곧 오픈 예정인 광교점도 있긴 하지만, '책발전소'라는 이름을 얻게 된 본점격인 이곳이 곧 사라진다니 ㅠㅠ

예전 사진들도 같이 올려보면 좋겠지만,

날짜가 얼마 안 남았기에 일단은 지난주에 갔었던 사진과 함께 글을 하나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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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마음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바로 표현하지 않는 단점이자 장점이 있는데요. 지난 여름부터 저에게 하나의 숙제였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 작년 여름, 위례점을 갓 열었을 무렵, 당인리책발전소를 건물에서 비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 바로 온라인 샵 오픈과 광교점 조사에 들어가야 했는데, 동시에 급하게 본점이 들어갈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지난 여름 제가 마포구에 안 가본 동네와 골목이 있을까 싶어요. 불안하고 또 혼란스러웠지만 미리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이 곳에서의 마무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무엇에 쫒기듯이 옮겨가고 싶지 않았어요. . 방송국을 퇴사하고 처음 서점을 열었을 때는 자영업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를 벌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 어떤 절차와 과정이 필요한지 몰랐기에 아주 짧은 임대 계약을 했습니다. 사전에 합의가 되었던 부분으로, 그 때 먼 미래를 그리지 못했던 탓에, 이제 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가 매장을 옮기는 데는 법적, 절차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지만, ​막상 떠날 생각을 하니 마음 한 구석에 막막함과 큰 부담이 다가오네요. . 새로이 적응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은 없어요. 홍대 상권에서 매장을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지만, 어디서든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리 직원들에게도 있기에, 저희는 과감히 확장 이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잘 준비가 되고 있고, 관련해 좋은 소식은 차차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새로운 터를 잡으면 기존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 넓지 못한 주방과 서가, 늘 부족했던 자리, 더 충분한 공간에서의 강연, 그리고 낡은 화장실(화장실 얘기 제가 처음 하는 것 같은데요. 그동안 죄송하고 속상했던)이 모두 개선될 것 같습니다. . 다만 이 곳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어설픈 정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이상해집니다. 2017년 11월, 많지 않은 퇴직금을 들고, 집 근처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거리에 '임대 문의' 전단지를 보고 덜컥 계약을 합니다. (나중에야 줄줄이 폐업해왔던 길이란 걸 알았죠) 디자인팀, 컨설팅업체는 커녕 모든 걸 남편과 둘이 했어요. 당시엔 참 겁이 없었나봐요. 노트에 대강 그린 평면도로, 동네 인테리어 사장님의 도움 받아 목공을 하고, 우리끼리 페인트를 칠하고, 중고 가구 시장을 발바닥이 헐게 돌아다녔던 시간들이 ​모두 지금 당인리에 담겨 있습니다. . 지금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시도, 촌스러운 장식, 무리한 노력도 잔뜩 쏟은 것 같아요. 평소에 힙스터이기라도 하면 괜찮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뭔 짓을 해도 부끄럽거나 두렵지가 않았어요. 퇴사 직전 MBC에서 마음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 때는 몸을 갈아넣어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이 신나기만 했어요. 어차피 세상은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른다. 뉴스데스크를 백날 해도 내 것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초라할지언정 내가 만든 무대에 살자-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자영업이 그런 마음만으로 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실수도 많았고요. . 그 때는 하루에 책 몇 권을 팔아야 임대료를 낼 수 있을까, 아무리 계산해도 숫자가 안나오길래 밤새 고민하다 아침 해를 보는 날이 수두룩했습니다. 혹시나 연예인 이름만 걸고 하겠지 하는 분들 있을까 싶어 아침에 문을 열고 저녁에 마감할 때 까지 서점을 지켰고, 온 몸이 너덜너덜 매주 링거를 맞아도 장사가 그런 것이려니 했습니다. 무식해서 용감했던 저와 함께 해준 직원이 지금은 매니저 일을 맡아주고 있고, 점차 좋은 스탭들도 생겼습니다. 당인리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좋은 분들, 놀랄만한 일, 멋진 기회들을 만났습니다. 3호점을 만들고 있는 지금이, 저희에게는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 매장에 첫 책이 들어오던 날,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다른 건 바라지 않고, 내가 여길 떠날 때 너무 아쉬워 했으면 좋겠어" 남는 게 없는 책 장사 얼마나 유지될 지 모르지만, 그만큼 이 곳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나에게도 뭔가를 남겼으면 좋겠다고. . 그 바람이 완벽히 이루어졌기에, 이제 지금의 자리를 떠나기 약 한달 전, 공지를 합니다. 당인리는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도 계시고, 초기부터 방문해주신 단골 손님들도 계시니, 이제 곧 없어질 자리에서 남은 한 달 인사를 드리려고 해요. 여러분들도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책방에서 만나요! #당인리책발전소 #없어지지않아요_근처로이사가요 #다들눈물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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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헉! 이래서, 4월 초 휴가 중에 가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한 서너번 정도 갔던 것 같네요. 정식오픈 직전 가오픈 기간에도 갔었고...

 

 

합정역에서 10여분 걸으면 나타나는, 당인리책발전소. 

 

 

손으로 직접 그리고 쓴, 시그니처 간판

 

 

 

 

 

 

소영님은 이날 안 계셨지만, 남편인 오상진님의 얼굴은 볼 수 있었습니다. 

 

 

손글씨 책 판매량 10+3! 

 

딸기에이드와 녹차 마들렌을 먹었어요. 

딸기음료를 이렇게라도 먹고 갑니다 ㅠㅠ

 

특유의 질감을 가진 종이에 써있는 이런저런 책 추천의 글귀들

 

 

와이파이는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봤군요.

 

 

당인리책발전소의 자체개발 에코백, "코듀로이 북백"

재질 특성상 싼 편은 아닙니다만, 이정도 굿즈는 써야죠(!) 

 

북백을 구입하고 책발전소를 떠났습니다.

 

 

그래서 올리는 뜬금 북백 개봉기

 

 

bookplant = 책발전소

이제 곧 '당인리'책발전소는 사라지지만, 

'책 발전소'라는 상징은 계속 남아있겠지요.

 

 

 

 

http://www.bookplant.co.kr/ 홈페이지 샵에서 구매할 수 있...지 않네요 온라인은 품절.

오프라인은 수량 넉넉했어요 지난주 당인리 기준.

 

 

bookplant 글씨가 자수로 쓰여있습니다. 

 

 

 

자석 똑딱이도 있어서 좋아요.

 

 

 

조금 멀기도 하고, 몇 번 안 가봤지만, 그래도 가오픈부터 몇번을 갔던 곳이고, 

소영님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ㅋㅋㅋ 했던 서점이었는데, 

곧 닫게 된다니 아쉽네요. 

 

곧 열 광교점 준비 및 몸관리 잘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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