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부터 쭉 써오던 맥북에어 (13인치 기본형에 램 4기가 CTO 모델), 당시 구입 전에 에어와 프로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에어가 더 최신(몇 개월 차이지만... 프로는 Mid 2010, 에어는 Late 2010) 이었던 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결론이 에어로 났고, '맥북 에어는 메인으로 쓸 만한 노트북은 아니다'라는 편견(?)을 깨고 열심히 메인으로 썼습니다.
무엇보다도 데스크탑이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죠. (2002년산.... 아마 안 켠지가 수 년 될 듯.)
처음 Mac OS X 10.6.6이었나 10.6.7이었나. 그때부터 Mountain Lion 빼곤 업데이트도 쭉쭉 했구요. 뭐 중간에 군대 갔다 오긴 헀지만. 업데이트도 업데이트고, 작업은 점점 늘어나고, 애초에 좋은 사양도 아니었던(Core 2 Duo) 에어가 해를 거듭하며 느려졌고, 팬을 가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팬을 끼고 살고 있었습니다.
맥북은 안 뜯고 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연속성 기능에 욕심이 생겨서 맥북 뜯어서 랜카드도 바꾸고... 랜카드 정도는 부담이 덜 했는데, 항상 용량은 아쉬워서 SSD를 올릴까
싶다가 에어 규격의 SSD는 어차피 컨트롤러가 SATA II까지밖에 지원 안 하는데다가 가격은 가격대로 비싸서 선뜻 못 바꿨죠. 그럼에도 용량은 항상 턱없이 부족해서 (120기가인데 100기가 맥에, 20기가 윈도우에 할당) 수도 없이 '시동 디스크 용량 부족' 메시지를 보고 가끔씩 남은 공간이 수 MB~0바이트까지 떨어지기도 하고...
가끔 도저히 안 되겠는 과제들은 아버지 노트북 빌려서 드넓은 공간에 파워 i시리즈!!!를 외쳐보았으나, 빌려 쓰는 것도 한계가 있죠.
각설하고,
나름 갓 출시된 2015년형 맥북 프로로 넘어왔습니다. 레티나 모델, 13인치. 4월 2일 밤에 주문.
조금 무리하긴 했지만, 교육할인 스토어랑 비교해서 AOC 할인율도 괜찮고, 5년 넘게 쓸 사양으로 샀어요. 풀옵. 네. 풀옵...
이 정도면 5년 넘게 쓰겠죠. 써야죠.
어제 이틀 전(9일) 저녁 6시 넘어서 택배를 받고, 기존에 있던 내용들 타임머신 백업 떠서 바로 옮기고 쓰고 있습니다.
이제 하루이틀 넘긴 상황인데, 사용기를 간단하게 남겨요.
주 비교 대상은 2010년형 맥북에어 13인치가 되겠습니다.
글의 느낌은 아이폰 사용기처럼 갑니다 : 나온지 꽤 된 구형 모델 유저가 최신 모델로 업그레이드한 사용기.
아이폰은 3세대를 건너 뛰었는데 맥은 CPU 기준으로 다섯 세대 차이.
이 사용기의 반 이상은 버스 안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작성 시작은 9일, 마무리는 11일..
1. 장점
- 스피커
와... 가장 처음 놀랐던 점. 스피커 소리 듣고 감동했습니다. 기존 에어에서는 소리가 한 쪽으로만 나오고, 그다지 맛깔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지도 않았어요. 거의 모노 스피커 수준? 그래서 집에서 음악 들을 땐 맥으로 켜놓기보단 아이폰 스피커, 아니면 무전원 스테레오 스피커를 꽂아 썼습니다. 다른 옵션으로 모니터 내장 스피커, 혹은 블루투스 스피커도 있긴 하네요. 아이폰을 컵에 꽂아 두는 것도 괜찮죠. 뭐 이렇게까지 쓰는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맥북에어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가 답답해요.
하지만 맥북프로 스피커에서 음악을 딱 켜는 순간, 와 이제 더이상 그럴 일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우 사이드쪽에 있는 구멍 (찾아보니 스피커 구멍과 발열 구멍을 겸한다고 하네요?) 으로도 소리가 퍼지는 것 같고, 주로 디스플레이 아래 혹은 키보드 아래서 올라오는 것 같긴 한데... 귀가 즐겁네요. 더불어 책상에 공간 좀 더 확보할 수 있겠습니다. 안 쓰는 스피커 치워야지...
스피커 구멍 겸 팬 구멍의 모습. 아래가 맥프레 2015, 위가 에어 2010.
길이는 작지만 구멍도 크고 소리도 잘 나오고 팬에서 열기도 시원시원하게 나옵니다.
- 성능
확실히 CPU 처리 성능이 받쳐주니까, 같은 수준의 작업도 팍팍 처리되네요.
예전에 VMWare 윈도우 XP를 돌리려면 한 번씩 재부팅 하고, 다른 프로그램 없이 단독으로 실행해도 버벅임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가상머신을 두 개 띄우고 있어도 쓸만한 성능이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팬이 덜 도는 점. 좀 힘든 작업 오래 하면 조금 팬 속도 올라가긴 하지만, 이내 소리 안 나는 수준으로 떨어짐. 좋아요!
그냥 뭐든지 빠릿빠릿하게 떠서 좋아요. 그러다보니 '와 내가 에어에서 이런걸 많이 참고 썼구나...' 란 생각이 들고 그러네요.
아래 트랙패드 영상 편집하느라 아이무비 쓰는데, 파일 불러오는 것도 잠깐 사이에 되고, 마지막에 동영상 출력도 바로바로 되고. i7 브로드웰 짱짱.
하드, 아니 SSD 속도 측정. 왼쪽 Write 재측정시 멈춰서 1284MB/s로 나왔는데 이전 측정 결과 1400MB/s까지 찍음!!!
아래 결과 모두 체크표시가 뜨다니.... 맨날 X만 봐 왔는데.
마음껏 영상 편집 하란 소리인가봐요.
- 배터리
첫 날 완충하고 다음 날에 어댑터 없이 나와서 대략 4시간쯤 썼네요.
11:00~14:00 (중간에 한 30분쯤 안 씀) , 14:50~15:30, 16:30~17:00 하고 남은 배터리 약 20%.
많은 에너지를 사용중인 App 에는 VMWare Fusion, Firefox, GeekTool Helper가 떠 있었어요.
대략 4시간 남짓 썼는데, 거의 풀로 가상머신 하나 띄워두고, 두 개 띄웠던 시간도 한 30분 정도.
평소처럼 파이어폭스 탭 수십 개...도 열려있는 상태.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브로드웰 대기 전력이 3.1GHz 모델만 확 올라가던데 그냥 안 올릴걸 그랬나 싶다가도 성능 좋은게 짱이지 싶고
- 레티나 디스플레이
처음 받아보고 화질이 좋다는 것은 느꼈지만, 화면이 엄청 크다는 것을 느끼진 못했는데요. 알고보니 디스플레이 설정 값이 제한되어 있던 것이더군요. HiDPI 모드로 1650x1080급, 1440x900급, 1280x800급, 1024x640급. 이거만 보였어요. 찾아보니 RDM(Retina Display Menu, 파일 다운로드, 설명글(everymac))이란 프로그램이 있어서 이걸 설치했더니 표시 가능한 해상도 수가 늘어났습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실제 해상도인 2560x1600까지도 가능해서, 조금 눈이 아프더라도 한 작업공간 안에 위아래로 긴 프로그램들 쭉 놔도 되니 편리하네요. 평상시에는 HiDPI모드로, 필요할 땐 초고해상도로.
- 포스 터치 트랙패드
티스토리 업로더에서 크롭하니 스샷이 이상해졌는데 그냥 쓰는걸로...
아래 '세게 클릭 및 햅틱 피드백' 체크시 꾹 누르는(세게 클릭하는) 액션이 작동합니다.
아직까지 실질적인 포스 터치 기능을 쓸 만한 앱이 많지는 않습니다. Safari 브라우저나, Finder에서나 꾹 누르면 미리보기가 뜨는 것 정도? 근데 트랙패드 설정에서 세게 클릭을 사용 안 하게 하면, 같은 기능을 세 손가락 탭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포스터치 기능을 가진 더 많은 앱들이 나오면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죠.
세 손가락 제스처를 많이 쓰시는 분들은 처음에 뭐가 달라졌다 하시던 것 같던데... 저는 네 손가락으로 할당한 기능들이 대부분이라 세 손가락 특화된 기능은 거의 안 써서 특별히 차이나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어요.
이 트랙패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클릭 눌리는 소리가 작은 것과, 트랙패드의 어떤 위치에서도 같은 클릭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라고 적은게 어제(4/10)까지였고, 영상을 찍어서 편집던 것 까지가 어제 일입니다.
영상 보시면 전반부에는 맥프레의 포스 터치 트랙패드, 후반부에는 기존 맥북에어의 트랙패드 영상이며, 전반부에 클릭 소리가 너무 작아서 소리를 올리셨다간 후반부에 시끄러운 클릭 소리에 놀라실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꾹 누르면, 클릭이 두 번 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 옵니다. 얇게 클릭한 상태에서 한 번 더 클릭하는 것.
말로 설명하려니 확 와 닿진 않는 것 같네요.
오늘, 미리보기 앱에서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을 알고 입력 해 봤습니다......
(위에 쓴 것은 제 이름도, 제 서명도 아닙니다.ㅋㅋㅋ)
놀랐어요. 서명 모드가 되자 클릭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마치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을 누르는 듯한 모드가 됩니다. 눌러도 누른 느낌이 '전혀' 안 나요. 와. 그런데도 압력은 감지가 됩니다. o는 스치듯이, m은 약간 눌러서, g는 세게 눌러서, !는 꾸우욱 눌러서 썼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아니라 모르겠지만, 태블릿의 경우 몇 단계 필압 감지 이런거 중요하게 생각하는걸 보면, 이 트랙패드가 어느 수준까지는 태블릿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 HDMI포트의 본체 내장
이전에는 미니디스플레이포트-HDMI 어댑터에 HDMI케이블을 끼워서 썼는데, 어댑터 주렁주렁 달 필요 없이 연결할 수 있어서 좋네요. 물론 miniDP는 썬더볼트 포트에 꽂아서 사용 가능합니다. 지금은 집에서는 모니터 하나만 더 붙여서 쓰지만, 나중에 멀티 모니터 시대를 미리 준비.....?
- USB 3.0 지원
이젠 대세에 가까워진 것 같지만... 이 맥북프로는 제가 쓰는 첫 USB 3.0 호스트 장비입니다. 이전까진 외장하드에 USB 3.0 케이블을 들고 다니기보단 사실상의 범용 케이블인 microUSB (2.0) 케이블로 썼는데, 이젠 꼬박꼬박 들고 다녀야겠어요.
이걸 굳이 장점에 놓느냐...란 분들이 혹시 있다면, 어디까지나 전 2010년형 맥북 에어 유저였던 입장에서 이 글을 쓰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 베젤 테두리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와 본체가 맞붙는 고무가 두꺼워짐
손으로 잡아보면 확실히 느껴집니다. 에어보다 두꺼워졌어요. 에어는 키보드 자국 조금 남던데, 프로는 안 남기고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랬으면 좋겠구요.
2. 단점
- 스크린 베젤이 지문 묻는 검정색 유리로 되어 있다.
에어에서는 바디 일체형이었던 베젤, 프로는 아닌데요. 엄청 신경 쓴다면야 베젤 안 잡을 수 있는데, 보통은 잡고 열고 닫고 하죠. 에어에서는 전혀 티가 안 나는데 프로는 바로 지문 묻고 난리도 아니네요. 얇게 만드려고 이렇게 했단 것 같지만, 아쉬운 부분. (액정화면이 커 보이는 느낌이 있지만, 그 '느낌'을 장점이라고 볼 순 없죠.)
그래서 디스플레이 닦는 천이 들어있나 싶기도 하고.
- 맥북프로 좌우 옆면 아래의 구멍이 있는데, 손으로 집어 들 때 손에 걸려요.
그 금속 깎은 부분이 손가락 표면에 걸립니다. 갓 나온 맥북프로라서 그런가... 오래 쓰면 괜찮아질까... 아직은 좀 거슬리네요.
- 에어는 몸쪽으로 가까워질수록 낮아지는데, 프로는 몸쪽으로 가도 높이가 일정해서 팔목이 꺾입니다.
프로는 같은 높이가 쭉 이어지고, 에어는 점점 낮아집니다. 이렇게 붙여뒀을 때 탭키 정도에서 서로 높이가 같고, 몸쪽에 붙을 수록 에어가 확 낮아지며, 디스플레이 쪽으로 갈 수록 에어가 조금 높아집니다.
이건 타이핑 습관을 바꿔야하나 싶네요. 아니면 거치대를 써야 하나?...
- USB포트가 두 개 뿐인 점
맥북 프로는 원래 USB 3개 아니었나요?!!?!?!? 몇 년 전부터 두 개네요.... 아마 썬더볼트 들어가면서 바뀐 것 같은데, 썬더볼트 악세사리가 매우 부족한데다가 가격도 비싸서 이거 뭐 있으나 마나. 썬더볼트 - USB 3.0 허브같은건 무슨 포트 하나짜리가 80달러 이러고. 벨킨에서 나온 멀티 독은 뭐 포트는 잔뜩 있기야 한데 가격이 30만원.
- 접지
에어와 비교해서 단점이 아니라 그냥 단점입니다. 접지 어댑터 없는 것.
물론 접지를 직접 해 주는 방법 으로 어댑터가 바뀌어도 잘 쓰고 있습니다.
왜 접지 어댑터 안 해주냐고!!!!! ......
- 어댑터 선 재질
MagSafe 2가 되어도 재질은 그대로네요. 에이... 어댑터도 4년 쓰고 너덜너덜해져서 바꾸게 되려나...
3. 단점도 아니고 장점도 아니고
- 크기 및 무게
위가 맥북 프로, 아래가 맥북 에어, 둘 다 13인치 디스플레이이며, 가운데 기준으로 쌓은 모습입니다.
실제로 놔 두고 보니 에어보다 작네요?! 가로 세로는 작고, 두께는 두껍습니다.
이로 인해 박스 크기의 차이도 이해가 가네요. 아래는 에어, 위는 프로. 근데 같은 13.3인치인데. 화면도 미묘하게 작아보이네요. 직접 붙여놓고 찍어야겠음.
무게는 에어보다 약 0.2kg정도 무거운데, 성능은 훨씬 차이가 나니 이 정도 무게는 짊어지고 다닐 만 합니다.
한때 3kg 노트북을 들고 다니기도 했는데 이쯤이야 가볍죠 ㅇㅇ....
- 발열
에어에서 미친듯한 발열을 경험한 저로썬 이 정도는 큰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근데 조금 불쾌감을 느끼는 이유는 발열부가 바뀌어서 그런 것 같네요.
에어는 왼쪽에만 팬이 있었는데 프로는 오른쪽에만 있는 듯. (실제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내부 구조를 알 수가 없어서 모르겠지만요.)
smcFanControl에는 팬을 RightSide라고만 표시하는 것 보니 팬 하나 맞는 것 같아요.
4. 기타 참고사항
100기가짜리 타임머신 백업, USB 3.0 외장하드를 이용해서 마이그레이션 지원도구로 옮겨왔습니다. 소요시간 약 2시간.
재부팅하고 몇 가지 절차에 따라 로그인하고 클릭해서 마이그레이션을 마친 후에 세팅할 것이라곤 위에 언급한 RDM 정도? smcFanControl은 제가 업데이트를 안해서 2.2.2 쓰고 있었는데, 작동을 안 해서 살펴보니 2.5.2 가 최신 버전이라 설치 후엔 잘 작동하고요. 핸드오프 세팅을 위해 맥에서 iCloud 한 번 로그아웃하고 재로그인해서 핸드오프 켜주니 잘 작동.
아, 박스에서 열었을 때 OSX 10.10.2로 나옵니다.
그리고, 런치패드는 백업이 안 되나봐요. 다 풀어져서 알파벳 순으로 있네요.
부트캠프, 윈도우는 아직 안 깔았는데, 기본 맥의 디스크 유틸리티에선 현재 맥 파티션을 두 개로만 나눌 수 있어요. 부트캠프 지원도구로 파티션 나눠서 윈도우 설치하면, 그 이후에 맥에서 파티션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는 말이 있긴 한데, 아직까진 확인을 못 하겠네요.얼른 시간 내서 해 봐야지. 는 아마 5월?....
제가 하는 게임이라곤 피파온라인3밖에 없었는데, 이젠 그거도 접어서 윈도우 설치할 의미가 거의 없긴 해요.
5. 마무리
노트북 쓰는데 정해진 답이 어디 있고 진리가 어디 있나요. 자신이 잘 쓰면 그것이 정답이며 진리죠.
이 맥프레, 현재까진 만족도 200%입니다. 왜 진작 안 업그레이드 했나 싶을 정도로. 할 수 있을 때 했으면 진작에 했겠지
일단 만 이틀 넘긴 사용기는 여기까지. 궁금하신 점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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