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2014

근황

로볼키 2014. 6. 28. 17:02

뉴욕 생활 약 70% 되는 시점(에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글 완성 시점엔 어느새 74%가 넘었네요.)

근황을 올려봅니다.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수도 있어요.




1. 큰 폭의 변화는 없지만, 자잘한 변화는 있네요.

우선 여름세션 전반기가 끝나가고 있구요, 제 뉴욕 생활도 70%가 넘었네요.

한국 돌아갈 날을 상상하는게 어색하지 않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





2. 지난 학기(봄)와 같은 집에서 여전히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룸메이트가 바뀌었고, 스위트메이트 (suitemate; 같은 집이지만 다른 방 사는 친구)도 한 명 바뀌었어요.


근데 룸메는 아르헨티나 사람에 메시-바르샤 유니폼 입고 자고-_-

스위트메이트는 미국인이긴 한데 리버풀 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3. 여튼 지난 학기보다 집에서 대화하는 빈도가 현저히 늘었습니다. 좋은거죠.

월드컵도 하니까 역시 축구로 하나되는 위아더월드...인데 축구고 뭐고 전혀 관심 없는 한 명은 빼고(...)

서로 같은 조라면 같이 보면 재밌을텐데. 그건 아니네요.(한국-아르헨티나-미국...이니)

16강 가면 미국이랑 붙을 가능성은 있...었는데 16강은 무슨. 빠잉.




4. 저는 뉴욕 지하철 1달 무제한 패스 안 써요. 웬만하면 걸어다니거든요. 걸어다닐만한 거리가 나오기도 하고.

근데 지난 학기에는 워싱턴 스퀘어 - 기숙사(걸어서 약 20분) 간 학교 셔틀버스가 있어서, 시간 맞으면 타고 왔다갔다 했는데, 여름에는 운행을 안하네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 볼까... 했는데 시티바이크는 1일/7일/1년 -_- 단위밖에 안되고 (이럴 줄 알았으면 오자마자 1년 결제하는건데!!!!)

지하철을 탈까...는 어차피 수업 듣는 건물과 기숙사는 걸어서 15분이면 가는 거리. 라서 매일 탈 일은 없고,

그래서 무제한 패스 끊기보단 쓰던대로 충전식으로 쓰자...는 결론이 났어요.


근데 움직이는 거리는 전보다 늘어났다는 사실...

그래서 몸무게가 궁금하긴 한데, 방에 있던 체중계를 전 룸메가 가져가는 바람에 몸무게를 모른 채 귀국할 예정...ㄷㄷㄷ




5. 영어에 관해서 얘기해보죠.

한 두번 들은 얘기가 아닌 얘기에요.

모르는-처음 만난-사람과 대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음식이든 뭐든 사러 갔을 때의 판매원이라든가, 기숙사 이벤트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이라든가... 보통 대화 중 "여기서 뭐 해?"라는 질문은 99% 나옵니다. 영어 배우러 왔다, 4달쯤 됐다, 라고 얘기하면, "와 너 영어 잘하는데?"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빈말인거 같아서 한 번 더 물어보는데 진짜 너 영어 잘하는거라고.


한두번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꽤; 듣다보니 진짜 잘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다같이 예의상 그렇게 말해주나... 다 같이 짜고 노는건가(읭)




 

6. 그래서 영어 배우러 온건데 영어가 늘었냐?는 질문을 가끔 받네요.

얼마나 늘었나...를 수치나 객관적인 지표로 딱 보여줄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이 하나 있어요.

길 가다가 듣는 다른 사람들의 잡담이 슬슬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


사실 일상생활이나 수업 듣는건 크게 지장이 없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친구들(...중에 미국인 혹은 그에 준하는 영어실력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숙사 같이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룸메는 아르헨 국적이지만 미국 대학 다니고 여름 인턴하고... 영어쓰는거만 들어보면 아르헨티나 사람인지 모름...)

빠르고, 웅얼거리고, 빠르고...

눈치로 파악하고 알아듣는척 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죠.

I'm sorry? 혹은 What? 할 때마다 스스로 참...ㅠㅠ

언제쯤 이렇게 물어볼 일 없이 진정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을지.



지금 스스로 생각하는, 제가 고쳐야 할 문제점은,

(1) 짧은 대화라도 오래 주고받으며 지속하기

(2) 단답형 대답을 피하기

(3) 즉흥적 대화에서 충분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이 정도 되겠습니다.


(1) - 아직 "And you?" "What about you?" 같은, 상대에게 턴을 돌리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혼자 할 말만 하고 대화가 뚝 끊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저런 질문 한 템포 늦게 붙이기도 애매하고. 습관처럼 나와야 하는데.

(2) - 물어보면 "Yeah" "Sure" "No" "Okay" 등등 얘기하면 역시 이것도 EOF...가 아니라 EOC.(End Of Conversation;;;)  답하는 방법도 저렇게 단어 하나짜리 말고 길게 말할 수 있는데, 그렇게 붙이기가 쉽지 않네요.

(3) - 엘리베이터 안이라든가 지하철 기다린다든가 등등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대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간혹 생깁니다. 아시안에게는 빈도가 적긴 하겠지만 하여튼 가끔 생겨요. 이럴 때 생각나는대로 쭉쭉 말하는거. 아직도 꽤 어려워요.



7. 영어 잘 하고 싶다? 단어 공부 열심히 하세요.

어딘가 썼던 것 같은데, 단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문맥만으로 단어 때려맞히는 문제풀이에 최적화된 저는... 다양한 단어를 정확히 알지 못해서 말하거나 글 쓰는 패턴, 사용하는 어휘 수가 한정적이 됩니다. 지금 영어 공부 시작하시는 분들? 단어 쓸 데 있어요. 외우기 싫다고 바로 도움 안된다고 누구처럼 때려치지 마시고. 언젠가 도움 됩니다.



8. 수업.

 6주라는 시간 굉장히 짧아요. 한 달 반?

선생님들도 그걸 인지하고 있고, 수업도 지난 학기(13주)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타이트해요.

그리고 13주에 받을 과제를 6주에 받는 느낌... 특히 월요일 수요일 오전-오후 수업에서 과제가 많이 나와서 일요일-화요일이 힘드네요.

벼락치기하는 버릇 어디 안 가고 잘 남아 있어요..............





9. 밥.

지난 학기와 달리, 하루하루 요리하며 살고 있습니다.

압력밥솥이 아니라도 밥 짓는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음식 손질의 번거로움을 알았고,

설거지의 귀찮음을 견뎌내고 잘 씻고 살고 있고...


집밥 먹고싶네요. ^_ㅜ





10. 잠

제가 잠이 좀 많죠. 게다가 이젠 룸메이트랑 같이 살고 (literally.) 그래서 간혹 제가 먼저 잘 때가 있는데, 그냥 잘 수도 있지만 불빛이 신경이 안 쓰이진 않죠.

그래서 전에 군ㄷㅐ에서 쓰던 방법을 떠올려서 다시 쓰고 있습니다.

교대근무를 서면 낮에 자는 경우가 생기죠. 그때 쓰던 방법인데요. 바로, 안대를 쓰는 것...인데 저는 안대를 안 쓰고 수건을 썼어요. 수건으로 눈을 덮는거죠.

장점은... 수건이니까 잘 눌러 가리면 (일반적인 안대와 달리) 빛이 들어오는 것을 거의 다 차단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없는 것 같은데(...)


원래 잠 잘 자긴 하지만, 더 잠이 잘 옵니다.


근데 잠이 부족해요. 으아아아





11. 요새 걸어다니며, 처음 뉴욕 도착했을 때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춥다고 느낄 정도로 한겨울. 도착한 날에는 눈이 별로 없었긴 했지만.

이번 주 화요일 Howard Beach Station에서 (지난 겨울 JFK 도착해서 기숙사까지 가던 그 루트로) 돌아오니 더더욱 그때 생각이 오버랩되더군요.

+ 친구 배웅하러 JFK 갔던건데, 대한항공 카운터에 줄 같이 서서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집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늘어났.........는데 이제 두 달도 안 남았으니까..!





12. 눈이 그리워요.

눈 보려면 거의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ㅠㅠ

제설도 막지 못한 제 눈에 대한 사랑은 여전합니다.



13. 어쨌거나 시간은 참 빨리 가요.

 저한테 "너 뉴욕 간 지 1년 넘지 않았냐?" 혹은 "이제 1년 다 되어 가지?"란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 것을 보면...

시간은 참 빨리 가요. 최소한 군ㄷㅐ 밖의 시간은....



14. 글 쓰다 보니, 이제 여기서 머무른지도 5개월이 넘었네요. 

슬슬 여행 가이드(?) 역할에도 적응하기 시작했는데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네요.

짐 싸서 돌아가는 것도 일인데...... 에라 모르겠다 ㅇ<-<


15. 하여튼 결론은 그래도 잘 살고는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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