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

내가 맥북을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 다시 맥북으로 돌아온 이유

로볼키 2020. 1. 2. 16:48

안녕하세요. 2019년의 마지막에 쓰던 글이 어느덧 2020년이 되어서 올라가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작년(2019년)에는 매달 글을 올리지는 못했는데, 올해엔 최소한 한 달에 하나 정도의 글은 올려볼까 하는 작은 바람. 

 

 

 

지난 2018년 9월에 맥북을 보내고 아이패드만으로 지내보자고 마음먹고 아이패드 6세대를 들였더랬죠.

아래는 해당 글.

 

 

이런 결말이 나올 줄은 이때에 모르진 않았...

https://me.tistory.com/578

 

iPad 6세대 (2018 iPad) 개봉 및 짧은 사용기

아이패드 6세대를 구입하고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고민은 두 달, 구입은 한 순간. 데스크탑 구입 이후로 집에서 잘 안 쓰고, 주말에도 사용도가 떨어지는 맥프레를 내보냈죠. 그 후 데스크탑을 쓰지 않는 경우에..

me.tistory.com

 

그로부터 약 1년 2개월여 후, 저는 다시 맥북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쓰던 것과 동일한 맥북은 아닙니다만.

 

 

"내가 맥북을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 다시 맥북으로 돌아온 이유"

 

마치 유튜브 영상 제목같군 ㅋㅋㅋ 

과연 아이패드만으로 무엇이 그렇게 아쉬워서 돌아왔을까요?

 

 

아이패드 후면 카메라를 대체 누가 쓴다고? 했던 저를 반성하게 만들었던 순간

 

아쉬운 점 전에, 좋았던 점을 일단 정리해볼게요.

 - 부팅이 필요없는 인스턴트 활용

 - 소비용 태블릿으로는 역시 아이패드만한게 없다

 - 가벼운 충전기, 빠른 충전속도, (컴퓨터 대비)가벼운 앱들의 간단한 활용

 - 키보드 케이스와 애플펜슬을 사용했는데, 필요할 땐 타이핑을, 필요할 땐 글씨를 쓰거나 선택을 할 수 있는 점

 - 정말 가끔 아이패드로 촬영한거 바로 편집하기?

 

가볍게 보면 이 정도네요. 

 

 

근본있는 맥북이라면 사과로고에 불 들어와야죠. 엣헴 엣헴

 

그러면 저는 대체 왜 굳이 다시 맥북으로 돌아오게 되었을까요?

 

 

1. 익숙함

 많은걸 포괄하는 단어죠. 익숙함.

 가장 중요하게는 맥을 2010년부터 약 9년간 썼던 것. OS X / macOS 에 익숙해져있기에 데스크탑도 해킨토시를 고려한 사양으로 샀었고, 어느 정도 돌렸으나 몇몇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던 (정확히는 세팅을 더 안했던 / 더 노력을 안했던 ㅋㅋㅋ) 것에서 리얼맥을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맥북의 트랙패드. macOS와 트랙패드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현세대 GUI, 커서와 마우스 포인터로 입력하는 이 시대에서 터치가 그다지 아쉽지 않은, 강력함, 편리함, 생산성을 보여줍니다. 

 

 

2. 활용도

 아이패드는 소비용으로 굉장히 좋습니다. 반면 생산적인 일을 하기에 무언가 모자릅니다. 최근에야 iOS 13에서 USB-C 등 외부 장치들을 조금 개방했지만, 아직 노트북 / 맥북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 

 그리고 얼마 전 아이패드 광고처럼 "What's a computer?" 하고 물어보는 세대가 아니라, 컴퓨터로 시작해서 모바일 기기를 접한 세대라서 컴퓨터에 비해서 못하는 일들이 부각되면 어찌할 방도가 없더라고요.

 

 예를 들어, "웹사이트에서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서 특정 부분만 잘라 영상 편집 후 파일로 저장" 이라는 것이 있다면 어떤식으로 처리할까요.

 

 a. 컴퓨터

   1) 영상을 다운받는 방법을 찾습니다. http방식의 URL이 있다면 간편하게 "다른 이름으로 저장" 할 수가 있고, 다른 방식이라면 방법을 찾아 파일을 다운받습니다. 

   2) 영상 파일을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읽어옵니다.

   3) 특정 부분을 잘라냅니다.

   4) 원하는 포맷으로 저장합니다.

 

 b. 아이패드

   1) 영상을 다운받는 방법...이 드뭅니다. 웬만한 앱을 써도 저장해서 다시보기 위함이지, 파일로 저장이 되는 경우가 드물고, 된다 한들 다른 앱으로 옮기려면 파일을 복사하게 됩니다. (iOS를 2009년부터, 맥을 2010년부터 써온 저도 이 복사하는건 불편 and/or 비효율이라고 생각. 아 그래서 애플이 APFS를 개발했나?...)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영상 재생 화면을 녹화해서 저장하였습니다. 실화.

   2) 저장한 파일을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읽어옵니다. 영상 재생 화면을 녹화한 경우 iOS에서 바로 쓸 수 있는 MOV 포맷으로 저장이 되나, 컴퓨터에서 저장한 영상은 mp4 뿐만 아니라 다양해서, 이를 못 읽는 앱들이면 변환을 해서 아이패드에 넣거나, 결국 또 녹화하게 됩니다. ...

    영상 편집엔 주로 LumaFusion이라는 유명한 유료 앱을 구매해서 활용했는데, iOS의 iMovie보다야 훨씬 자유도가 높지만, 컴퓨터에 비하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3) 특정 부분을 잘라냅니다. 이건 Mac의 iMovie보다 iOS의 LumaFusion이 비등비등하나 조금 더 우위라고 봐줄 수 있겠네요. 일단 1,2가 문제없이 해결됐다는 전제 하에. 

  4) 원하는 포맷으로 저장합니다. iOS의 출력 포맷은 컴퓨터보다 작거나 같습니다. 원하는 조건 (해상도/bitrate/fps/container 등등) 을 맞추는게 제한적이죠. 

 

 영상 편집을 예로 들었지만, 다양한 면에서 아이패드, 최소한 아이패드 6세대에 대해선 아쉬웠던 점들이 있습니다. 

 

 아, 키보드 케이스를 썼음에도 카페 등 밖에서 뭔가 글이 잘 안 써지는 느낌... 

 

 블로그에 글을 쓰면 사진을 넣게 마련인데, 사진을 바로 넣기가 힘들어요. 왜냐. 사진을 아이패드로 찍는게 아니니까요.

 폰으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글 쓰면 파일째로 올리는데, 아이패드에서는 파일을 사진 앱 (Camera Roll)에 불러오거나 iCloud Drive에 저장하고 그걸 불러오는 작업이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이 제아무리 손 한번 쓱 해서 된다한들, 창 여러개 한 화면에 띄워두고 동시에 작업하는 것만큼 효율적이지는 못하지요. 

 뭐 최근(?)에 좌우 스플릿뷰를 쓰면 되지 않느냐...? 그거 좌우로 사진 드래그 지원하는 앱들이 몇개나 있게요?

 

 그렇게 언젠가부터 컴퓨터에서 사진을 넣어야지 싶어서, 폰 사진의 경우 옆에 폰을 두고, 타이핑만 아이패드로 하고, 

 나중에 컴퓨터에서 사진을 추가하는 작업을 하게 됐는데, 어때요. 여기서 이미 생산성이 떨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3. 기존에 맥북을 포기했던 이유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맥북 판매의 주된 이유 거꾸로: 맥북을 다시 들이게 된다면
"데스크탑 구매 후 고사양 맥북이 집에서 노는 것이 아쉬웠다" "고사양이 아닌 맥북이면 덜 아쉽겠지?"
사진 관리는 어차피 데탑에 쓸 수 있는 외장하드에서 한다 외장하드를 아이패드로 못붙이는데 맥에는 붙일 수 있지?
영상편집 아이패드로 하면 어떨까 물론 루마퓨전 좋지만, 아이패드 앱의 한계 (위에 서술)
코딩 안함

휴대성을 제외한다면, 아이패드만 쓰는데서 얻는 이득보다, 맥북을 쓰는데서 얻는 이득이 더 큰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무릎에 두고 쓰던 모습. 이런 부분은 아이패드가 편하긴 하지만 맥북으로...못할건 아니긴 하죠.

 

 그리고 대학교 4년 중 3년을 맥북과 함께 보냈고, 사실상 매일 맥북을 짊어지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아이패드가 당연히 가볍고 휴대하기 좋긴 하지만, 맥프레 13인치 정도 갖고 돌아다니는게 별 부담이 없어요. 그러므로 어디 가면 이제 다시 맥북 들고 다니게 되어서, 아이패드는 뭔가 집안용으로 전락할 위기이긴 합니다. 별도의 활용방안을 찾아보긴 해야겠네요. 애플펜슬을 쓸 수 있으니 이런쪽으로 몰고(?) 가봐야 하나. ㅋㅋㅋ

 

 

 

마무리)

 

 친구가 쓰던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 Late 2013년형을 구매해서 쓴지 2주가 지났네요.

 일단 USB포트가 있어서 좋은 외장배터리...이기도 한데 이건 차치하고, 과거에 쓰던 맥프레 판매 직전에 타임머신으로 백업해둔 것을 용량 허용되는 수준에서 복원했습니다. 전에 쓰던 프로그램들도 그대로 가져와서 쓰게 되니 좋네요. 물론 못 지운 프로그램도 같이 넣어줬거나, macOS가 가장 최신 Catalina로 올라가면서 쓸 수 없어진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또 기존에 썼던게 저장공간 1TB짜리 맥북이었는데, 이젠 256기가 맥북으로 바뀌었기에 복원 못한 것도 많지만, 기본적인 것들은 이어서 쓸 수 있으니 정말 익숙함 그 자체입니다.

 

 

아쉬움)

 기존에 쓰던 맥북은 같은 13인치 맥프레이나, Early 2015년형 풀옵이었어서, 성능 차이가 좀 느껴지긴 해요. 지금 쓰는 모델은 그로부터 2세대 전 모델에 램도 적고 SSD도 적으니까요. 그리고 트랙패드가 멀티터치는 지원하지만 Force Touch를 지원하지는 않는, 하드웨어적 클릭인게 조금 아쉽긴 하네요. 트랙패드 얘기하니까 이전에 맥북 에어에서 맥북 프로로 바꿀 때 생각이 나네요. 또각또각 대지 않는 트랙패드가 어색했더랬죠. 지금은 다시 또각또각. 

 

 

기회되면 / 여유있으면 한번 분해해서 내부 청소 쫙 하고 써야겠어요. 전 주인 친구녀석이 좀 막쓰고 방치해서. ㅋㅋㅋ

 

 

 

p.s. 여기까지 한달음에 타이핑해서 내려왔네요. 역시 카페에선 맥북이지...는 둘째치고 아이패드보단 훨씬 잘 써지는건 맞는 말인듯 ㅋㅋㅋ(191230)

p.s.2 사진 첨부하려고 아이폰에서 AirDrop으로 바로 쏘는 것. 그래 이게 맥북이지 ㅋㅋㅋ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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