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inDiary

우리나라 대표팀, 잘 했습니다.

로볼키 2010. 6. 27. 02:54
잘 했지만 아쉬운 우리 대표팀.

슬픈 마음을 풀 곳이 없어서

트위터에서 풀려고 했는데,

140자로는 못 풀 것 같아서,

여기에 140자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봅니다.

제 생각이에요. 절대적인 기준 아닙니다. 댓글은 환영이지만 태클은 자제요.


1. 희망. 다음 월드컵에서도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 이청용 : 어린 나이에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골 기록으로 현재 한국 월드컵 역사상 한 대회 최다골 타이기록[각주:1]입니다. 다음 월드컵, 다다음 월드컵, 혹시 2022년 한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면 그때까지 볼 수 있겠죠?
 - 기성용 : 소속팀에서 최근에 경기를 못 뛰어서 걱정했는데, 월드컵까지 기량을 끌어올렸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딱히 보이지 않았고, 기대만큼 해 줬다고 봅니다. 역시 다음 월드컵에 기대를 해 봅니다.
 - 정성룡 : 아쉬운 모습은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처음에 정성룡에 부정적인 입장이었기도 하구요. 하지만 월드컵에서 수차례 선방하며 4년 뒤 멋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박주영 : 골은 1골 기록. 감동적인 프리킥. 오늘은 골대맞는 아쉬운 슛. 하지만 골 이외에도 여러 면에서, 한국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걸 증명. AS 모나코에서 공중볼 연습(과 실전) 정말 많이 한 듯.ㅠㅠㅠ 절정의 기량은 이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차기 캡틴 팍일수도(?).

2. 기쁨. 이 선수가 있어서 경기마다 열광할 수 있었어요.
 - 박지성 : 역시 우리의 캡틴팍은 기대만큼, 또는 그 이상을 보여줬습니다. 최고입니다. 1골 기록으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3대회[각주:2] 득점(아시아 타이기록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다골 타이기록[각주:3].  아쉬운 점은 다음 월드컵에서 더이상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다는 것이죠.ㅠㅠㅠ
 - 김정우 : 다른 포지션은 부족하더라도 대체 선수가 있었다고 본다면, 김정우 선수의 역할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었다고 보입니다. 중앙에서 상대의 키플레이어를 묶고, 볼 공급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어요. 잔실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매 경기 잘 해 주었다고 봅니다.
 - 이영표 : 수비의 핵심. 헛다리짚기는 여전. 그가 수비에서 공을 잡으면 안심이 된다. 사우디 리그 가면서 이젠 끝난건가... 했는데 월드컵 전에 보니까 역시 명불허전. 유럽 재진출 얘기가 나오는게 헛소리가 아닌 레벨. '박지성-이영표' 콤비를 세번의 월드컵에서 봤는데, 역시 더이상 보기 힘들다는게......ㅠㅠㅠ
 - 이정수 : 수비도 안정적, 공격도 효과적. 2골 기록, 1994년 홍명보에 이은 우리나라 두번째 '수비수' 월드컵 2골 기록.


3. 아쉬움. 잘 해주었지만 ....
 - 차두리 : 잘 했습니다. 물론 수비쪽에서 공격쪽에서 이해할 만한 레벨의 실수는 했지만, 나이지리아전의 실책이 아쉽긴 합니다. 만일 두번째 경기에서도 나와서, 계속 감각을 이어갔으면 어땠을까요. 우리의 차미네이터, 과연 다음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까요?
 - 조용형 : 조용히 수비를 잘 해 줬습니다. 잘 해 준 쪽이고 기쁨을 준 쪽에 넣을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이번 월드컵에서 4경기 8실점(엄밀히 말하면 3경기 8실점)을 했다는거죠. 중앙수비라서 아쉽.
 - 이동국 : 스트라이커에게 있어야 할 무기. 한 번의 기회를 결정짓는 능력. 이동국은 16강전에서 그 1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후반 교체 투입, 경기 감각, 경기장 상황과 비를 고려한다고 해도 아쉬운건 어쩔 수 없네요. 12년만에 출전한 월드컵인데. 아무리 그래도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인데. 그저 아쉬울 뿐.
 - 김남일 : 조별리그 교체 멤버. 첫 두 경기는 무난하게 혹은 잘 치렀다고 봅니다. 팀도 잘 이끌었구요. 아쉬운건 역시 페널티를 준 장면. 볼이 빠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역시 그저 아쉬울 뿐.
 - 염기훈 : 사실 전 그의 포지션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활동은 괜찮았다고 봅니다. 아쉬운 장면은 역시 전국민이 아는 그 장면이죠. 왼발은 좋았지만 아쉽군요. 아쉬워요.
 - 오범석 : 아르헨티나전 풀타임(맞죠?). 사실  잘 해주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수비가 1명 부족한 느낌은 없었지만요. 메시 밀착마크(하지만 거의 실패)같은거 보면.... 왜그랬을까 아쉬워요.

4. 또다른 아쉬움. 출장 시간이 없거나 부족했던 선수들.
 - 이운재 : 월드컵 4회 선발, 3회 출장. 이번 월드컵 선발 경쟁에서 아쉽게 밀렸지만, 그래도 A매치 130회 뛰면서 있을 일 없을 일 다 겪은 노장으로 팀내에서 잘 이끌어 줬을꺼라고 믿습니다.
 - 김영광 : 아직도 2004년 올림픽에서의 야신모드를 기억하는데, 대표팀에서는 거의 스페인 대표팀의 레이나나 발데스급. 정성룡보다 나이 약간 많은걸로 아는데, 치열한 경쟁 부탁합니다. 어차피 골키퍼는 절정의 시기가 늦은 경우가 많잖아요.
 - 안정환 : 조커로 그가 기용되었으면 어땠을지. 상상의 나라는 상상일 뿐이고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현재가 아쉽기 때문에, 또한 과거에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에, 과연 그는 결정적인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했지만, 조커의 역할을 이동국에게 밀렸네요. 그 역시 세번째 월드컵 에서의 골이자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4골을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4경기에서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네요. 그의 나이 서른 다섯. 그런거죠.
 - 김동진 : 2006년 월드컵에선 (첫경기 빼고)주전이었지만 이번에는 벤치멤버였네요. 그는 과연 이영표처럼 4년 후에 수비진을 이끌 수 있을 것인지.
 - 이승렬 : 23인에 올랐지만 짧은 시간 등장. 정말 보여줄 시간이 없었죠. 과연 이 '짧은 시간'은, 2006년의 박주영의 오버랩이 될 지. 기대해봅니다.
 - 김재성 : 지난번 교체출전 한번 한 것 같고 오늘 16강전 선발 출전에 교체아웃. 잘 했지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던 시간이 아닌지. 어정쩡했어요.
 - 그리고; 강민수 김형일 김보경. 따로 코멘트 달 내용이 없네요. 다음 월드컵엔 더 나은 기량으로 주전을 차지하길!




위에 아쉽다고 써 놨지만 정말 아쉬워서 써 둔 것도 있고, 더 심한데 아쉽다고 순화해서 써 둔 것도 있습니다.-_-

하지만 아쉬운건 뒤로 하고!

우리나라 축구에 한 획을 그은 대표팀. 그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한, '대표팀'으로 뭉치는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의 구성원도 중요하죠. 베스트11이 아닌, 최종 엔트리 23인과 함께, 코칭스태프, 감독, 그리고 뒤에서 지원해주는 의무팀, 조리사님, 운전기사님 등등, 이번 월드컵의 구성원이 된 여러분들께-이 글을 읽으실 리는 없겠지만 모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p.s. 축구협회는 제외요.;; 축구를 이익수단으로 이용해 먹을 생각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축구 행정를 해 줬으면 해요. K리그 일정 맞춘다는 얘기 한다고 쳐도, 월드컵 직전을 제외한 평가전은 보면 그저 그런 수준의 팀에다가 죄다 상암에서 하네.-_-;;
  1. 현재 한국선수 중 한 대회 2골을 터트린 선수: 홍명보(1994년), 안정환(2002년), 이정수(2010년), 이청용(2010년) [본문으로]
  2. 2002년 포르투갈전 2006년 프랑스전 2010년 그리스전 [본문으로]
  3.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다골(3골): 안정환(2002년 2골, 2006년 1골) 박지성(2002년 1골, 2006년 1골, 2010년 1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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