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c (오픽) 시험 후기, 시험 잘 보고 AL 받을 수 있는 팁

이번 글은 오픽,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 시험에 대해 써봅니다.

오픽이나 토익스피킹 등 시험에 별 생각은 없다가, 취업 준비하려면 점수가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방학중에 한 번쯤은 봐야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유형도 알 겸 시험 한 번 보고, 혹시 점수가 안 나오면 취업 준비하면서 더 보면 되겠지...라고만 생각했구요.

그리고 홈페이지를 보니 시험 볼 수 있는 날은 매일같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도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8월도 막바지에 접어듭니다.

헉, 방학때 보려면 일단 시험 접수는 해야겠다. 

그래서 시간이 나는 가장 이른 날인, 접수일로부터 3일 후에 시험을 보게 됩니다. 

결제금액은 무려(...) 7만 8천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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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OPIc 대학생 할인이란게 있긴 합니다. 저는 신청한 후에야 알았는데, 일반 오픽 사이트가 아니라 

http://univ.opic.or.kr (대학연합 OPIc 특별평가) 사이트에서 시험 접수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접수하면 5만 5천원이라는, 23100원 싼 가격으로 결제하고 시험을 볼 수가 있습니다. 

단, 싼 것에는 이유 혹은 주의사항이 있죠. 

1) 자신이 다니는 대학교가 목록에 있는가

뭐 저는 목록에 있었으나 이미 신청한 후였으니...

AL 안나왔으면 배아팠을거에요 (...)

2) 시험 날짜가 별로 없다

일반 OPIc의 경우 정말 매일같이 시험 일정이 잡혀 있는데요, 

이 대학연합 OPIc 특별평가의 경우 이렇게 시험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9월 20일 조회 기준)

3) 주의사항 및 유의사항

우선 신분증 및 재학증명서류가 필요하고,

[본 특별시험은 정기시험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나 성적 활용 시 일부 기업에서는 그 활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네 뭐... 그래요. 케바케랍니다.

저는 대학생 할인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으나, 성적 나오고 보니 볼 일이 없어졌네요.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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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험 후기로 돌아가서,

시험 접수한 후 학교로 가서 오픽 책 두 권을 빌렸습니다. 

Intermediate 하나, Advanced 하나.

뭐라도 알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그제서야 시험이 설문조사라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피킹 연습도 좀 해야했는데 (제가 토플도 스피킹 점수가 가장 낮게 나오고 해서...) 결국 뭐 얼마 못하고 시험날이 다가왔습니다.

8월 26일 오후, 시험을 보러 갑니다.

장소는 역삼역의 멀티스퀘어.

원래 생각은 '일찍 출발해서 근처 커피숍에서 조금 머무르며 마지막 정리 좀 하고, 시험 전에 딱 가자'였는데,

집에서 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커피는 훅 마시고 (...)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멀티스퀘어 건물 들어가서 6층에 가니 사람들이 로비에 쭉 앉거나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차라리 일찍 가서 거기서 기다렸어도 좋을 뻔했어요.

하지만 시험 10여분 전에 갔기에 수험생 전부가 앉을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렇게 벽에 있는 티비에서 좌석배치표를 확인하고, 

시험 10분 전 쯤 입장 안내와 동시에 옆에 있는 시험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시험장에는 핸드폰 등 전자기기 사용 금지이므로 폰은 껐고, 

스마트워치도 끄고 가방에 넣었습니다.

시험 진행은 70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상 한시간이라고 봐도 되는데요, 

준비시간 10분 + 설문조사 20분 + 시험시간 40분 

의 구성입니다.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앞의 노트북에 정보 입력, 사진 촬영, 마이크 헤드폰 테스트,

그리고 설문조사.

생각보다 선택지를 많이 고르게 되어있더라구요.

취미의 경우 시작부터 축구를 고르고 들어갔는데 정작 축구 질문은 하나도 안 나온...

그리고 설문조사가 끝나면,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시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시험시간 40분동안 15개의 질문에 답하면 되는데, 

각 질문이 끝나고 클릭으로 다시 듣기 한 번을 더 할 수 있고, 반드시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이 끝나고 자동으로 답변시간이 시작되므로, 다시 듣는 동안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은지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시험 40분에 질문 15개이므로 1개 질문에 2~3분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질문을 듣는 시간도 꽤 되므로 사실 질문 하나에 1~2분, 많으면 3분 정도로 보면 됩니다. (질문 시간은 제외되나? 모르겠네요. 시험 끝나고 나온 시간 기준으로 보면 제외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픽 시험의 특성으로, 문항 당 시간 제한이 없습니다. 시간이 길어지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라'는 안내문구가 뜨긴 하지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은 순전히 수험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시험 내용.

첫 질문은 항상 자기소개라는걸 알았으므로, 

나이는 얼마고 무얼 전공하는 대학생이고 가족과 같이 살고 있고 취미는 뭐고 등등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나온 다음 질문이 "집에서 recycling을 어떻게 하는지 말해보라"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첫 시험에 당황했던지, 집 + recycling? 재활용? reclining얘기인가? 하고 열심히 집에서 쉬는 얘기를 지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음 질문. 

Recycling 분류를 어떻게 하는지 설명하라.

여기서 생각했죠. 

아 망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우... AL은 꿈도 못꾸겠구나...

그 다음 질문은 어린 시절 recycling 하던 것에 대해 말해보라, 였나. 

어린 시절에 뭐 했던 경험에 대해 말해보라, 라는 것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 질문만 세 개 정도 받았네요.

10번 문항 전까지는 시간 관리가 잘 되는지 감이 잘 안 왔는데, 10번 전후에 있던 어떤 질문을 1분도 안돼서 답하고 끝냈습니다.

'어 너무 짧게 말했나' 싶었는데, 다음 질문은 또 경고문구 뜰 때까지 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에 대고 말하는 것이지만, 저도 처음 몇 문항 정도는 뭘 말해야 하지 생각하면서 좀 굳어있던 것 같은데, 

후반부로 갈수록 화면의 등장인물 혹은 노트북 카메라와 아이컨택하면서, 실제 사람과의 대화처럼 손 제스쳐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하면서, 조금 더 쉽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막바지에는 그래도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대략은 계산이 가능하니까 적절히 시간분배하면 되고, 

40분 중 한 38분정도에 끝낸 것 같은데 저보다 먼저 나간 사람이 훨씬 많더군요.

그렇게 시험은 마무리하고,

1) recycling에 엉뚱한 답변한 것, 2) 답변 엄청 간단히 하고 끝난 것 때문에 AL에 대한 기대는 0으로 수렴하고...

기초적인 단어 실수에 IM도 안나오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을 했더랬죠.

로비에 있던 이 사진을 찍어봅니다.

시험 다시 보면 응시할인권이나 쓰려고...

그런데! 

두둥!

시험결과 발표날 조회해보니 AL이 뜹니다?????

대체 왜...???

안믿겨서 내가 등급체계를 잘못 알고 있나 싶어서 등급을 다시 보고, 

로그아웃 후 다시 로그인해서 봤습니다.

AL 맞더군요.(!) 

앗싸 이 시험 최소 2년은 더이상 안 봐도 된다!!!!!!!

성적표 스캔본 일부에서 등급 설명표는 위와 같고, 

오픽, OPIc (컴퓨터에 말하는 시험)은 Advanced Low까지 받을 수 있는 것 맞습니다.

Advanced Mid 이상은 OPI라는, 사람 대면하는 시험을 봐야만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이 망한 것 같은 답변을 한 시험에서도 AL이 나왔던 이유는 

- 우선 시험 자체를 부담없이 봤고, 

-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지만 다른 문항들에서 적절히 커버가 된 것 같습니다.

- 그 실수인 문항에서도 답변으로 딴 소리를 했을 뿐, 그 답변에 문법 실수는 안했을거구요.

- 실수 뿐만 아니라 제가 전반적으로 어휘력에서 약한 편인데, 어떤 질문이든 제가 답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확하게 말했습니다. 

교환학생 한 학기 다녀온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겠지만, 아니었더라도 오픽 성적은 그럭저럭 괜찮았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토플의 스피킹 파트 20점 이상 나오는 분들이면 AL은 무난히 받을 듯 싶고,

15점 전후라면 약간의 준비로 AL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무리는 멀티캠퍼스 벽에 붙어있던 오타.

설마 일부러 이름을 저렇게 쓰진 않겠죠 설마... 영어 강사분인데... 

저렇게 쓰는 케이스가 좀 있네요. 신기하다. 

제가 이렇게 어휘력이 약합니다 ㅋㅋㅋ ㅠㅠㅠㅠㅠ

댓글보고 글 수정합니다. (180910)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