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inDiary

2016년의 나를 보고 2023년의 내가 대답하다

로볼키 2023. 12. 11. 22:44

얼마 전에, 아니 종종 보는 내 블로그의 카테고리 하나. 

Exchange@UoN, 2016. 

https://me.tistory.com/category/Exchange%40UoN%2C%202016

 

'Exchange@UoN, 2016' 카테고리의 글 목록

'나'의 티스토리 블로그

me.tistory.com

 

과거 교환학생 시절에 최소한 매주 하나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매일 기록하는게 일기라면, 매주 기록하는건 주기라고 하나? 

아무튼 그 매주의 기록 안에는 하루하루의 조각들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볼 때마다 '와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놓고 다시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과거의 나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일상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지만, 글로 기록하는 내용은 또 다르니까. 

 

근데 뭐 생각해보면 교환학생이라고 해봤자 얼마나 대단한 삶이었겠나. 

심지어 그때의 나는 4학년 1학기의 교환학생이었고, 지역도 도시가 아니라 저 구석 시골동네의 학교 기숙사에 살았으니. 

그저 학교 기숙사 학교 기숙사 하고, 아주 가끔 여행, 소소한 이벤트. 

이런게 전부였다. 

그런게 남아있는 글들이다. 

 

회사를 다니고 조금 시기가 지난 후부터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회사 집 회사 집 하죠" "맨날 똑같아요 별 일 있겠어요?"

한때 대세가 유튜브고 직장인 브이로그라며, 영상 좋아하니까 브이로그를 찍어보라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애초에 말을 조리있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뿐더러 (뭐 편집의 힘으로 커버할 수도 있겠지만)

맨날 출퇴근하고, 회사 내에서 찍을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하루의 8~12시간이 날아간게 뭔 브이로그야 ㅋㅋ 하고 넘어가곤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여전히 같은 패턴으로 살고 있다. 

소소하게 무언가가 달라졌을 수는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지금의 나는 뭐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고 있겠어, 그저 매일매일 쳇바퀴같은 삶을 사는거지. 

라고 하지만 되돌아보면 나의 교환학생 생활때의 기록처럼, 다시 돌려봤을 때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때의 내가 이랬구나 라는 기록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최근에 생각을 했다. 

 

한편, 트위터...아니 이제 공식명칭이 X가 되어버린 그곳. 

2010년대 초중반에는 진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때 블로그 글을 굳이 쓰기보단, 140자의 기록이 시간대별로 남잖아? 하고

블로그보다는 트위터를 열심히 썼다. 

 

하지만 최근에 그 공간이 점점 망해가는 것을 보고 있다.

(누군가는 발전이라고 하겠지만, 최소한 나의 눈에는 망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 내 블로그, 티스토리도 불안하다 뭐하다 하지만 어떻게 아직도 꾸역꾸역 유지하고 있다. 

이 블로그가 2006년인가 2007년쯤 만들었을 것이다. 

여기를 내 메인 블로그로 쓰기 시작한 것은 2010~11년부터였을테니, 어느덧 10년도 훌쩍 넘었네. 

 

한때 사진 전용 블로그, 영어 전용 블로그, 이런저런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다 옛말이고 다 폐쇄된지 오래. 

 

지난 몇년간 여기를 거의 리뷰용 블로그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런 자잘한 기록들, 특히 일기, 주기, 월기? 이런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말이 길었다. 

결론은, 매일매일 비슷한 삶을 살지라도 그 하루하루에 대한 기록을 해야하는 필요성을 조금 느꼈고, 

아무래도 아날로그보단 디지털이 낫지, 

그리고 그 장소는 블로그가 좋겠다 라는 결론을 냈다. 

 

전체공개로 올려버리고 발행을 해버리면 온세상이 내 블로그 글을 볼 수 있겠지만, 뭐 얼마나 보겠어. 

아 근데 그건 있다. 이런 글들을 ChatGPT를 비롯한 AI들이 학습하면 좀 더 사람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는데 도움이 되겠지. 

이러다가 내 문체를 가져가서 진짜인것마냥 사칭하는 무언가가 나오진 않겠지.

 

사실 교환학생 글은 다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쓴 것도 있다.

내 일상을 기록한게 나중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그건 모르겠고 일단 지금은 기록을 좀 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이 되어서, 나의 하루, 일상, 이런저런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물론 100%를 기록할 생각은 없다. 

필요한 선에서. 

 

세상이 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게 좀 안타깝긴 하다. 

아무튼,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조금씩 무언가 남겨보겠다는 다짐을 위해 이렇게 길게 글을 썼다. 

 

매일 기록을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생각난 김에 해보자고. 

괜히 새해 기다리지 않고 지금 바로 올리는게 차라리 더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올린다. 

많은 관심은 부담스러우니 조금의 관심을 부탁드리며. 

 

시작해보자. :) 

 

 

 

p.s. 

조만간 2백만명 방문자수를 찍는 순간이 오겠네요. 

일 400이라고 가정하면 올해 안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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