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이 많았던 오늘. 끝나자마자 비자 인터뷰 후기를 적습니다.
저도 인터넷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으므로,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기록합니다 :)
이제 민간인이므로 얘기하자면, 어학연수 준비, 부대 안에서 열심히-_-했어요.
인터넷의 발달...하지만 인터넷도 제한적인 그 곳에서...어후.
쨌든.
저는 휴학 하고 2년 군대를 갔다 왔고, 복학을 바로 하지 않고 어학연수를 가려는 상황입니다.
학교가 군 휴학을 기본으로 3년을 줘서...(...?)
교환학생 아니구요, 어학연수임.
지난 12월 22일에 예약한, 1월 16일 아침 8시 30분의 비자 인터뷰.
제가 어제 전역이었는데, 이거 생각밖에 안 났어요.
전역날이라고 뭐 하지도 못함.
수원역에서 서울 가는 기차를 찾아보니, 6시 정각 열차, 6시 40분.
그 이후 열차는 도착시간이 좀 늦은 것 같아서, 6시 40분으로 하려다가,
고민하던 찰나, 매진이 뜨더라구요.
후...
그래서 무리를 하더라도, 중요하니까, 6시 정각 열차를 예매하게 됩니다.
일찍 가서 기다리지 뭐..
그리고 밤 10시가 안되었던 시각,
내일 가져갈 서류 정리한다고 정리하다가 침대에 쓰러집니다.
아침에 일어난 시간은 05:20...
비몽사몽에, 준비는 해야겠고, 씻지도 않았고, 집에서 수원역 가는 시간도 있고...
그래도 전에 준비해둔 서류들을 모아둬서, 대충 짚이는대로 가방에 넣었어요.
근데 노트북 화면에 보인 것.
'택배 신청서' 뭐 그걸 준비해야한다 그런 말이 있더라구요.
(결론부터 말하면, 제 경우에는 준비 할 필요 없었습니다.)
이걸 프린트를 해? 말아? 찾아보는데 하필 그땐 와이파이가 뭐 그리 느리던지,
게다가 택배 사이트에서 신청서를 뽑을 수 있다는데, 찾아도 나오는게 없음.
시간은 촉박해지고, 뭐 쓰는게 있으면 가서 쓸 수도 있다는데, 일단 가자, 그렇게 해서 집을 나섭니다.
그리고 수원역 2층 도착이 05:59 -_-
그래도 제가 좀 잘 뛰어요.
군대에서 뛰던 것 처럼 뛰어서 06:00 차를 타고, 탄지 한 10초도 안 되어서 문 닫힘.
와.
서울역에서 1호선 타고 세 정거장 가서 종로3가역,
5호선으로 환승(거리가 좀 되네요.) 후 한 정거장만에 광화문역 도착. 이 때가 한 7시 10분?
그 사이에 인터넷을 찾아보신 부모님은,
'물품은 최소한으로 가져가라' 뭐 이런 얘기를 하셔서 노트북을 보관함에 넣고 가래요.
(역시 결론부터 말하면 굳이 다른 곳에 맡길 필요까진 없습니다.
제 앞줄에 서 있던 사람, 노트북 갖고 왔던데요.)
하지만 혹시나 하는 가능성에, 저는 노트북+가방+다른 것들을 광화문역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2000원... 아니, 4000원...
나오려고 보니까 아이폰 충전 배터리까지 같이 주머니에 있더군요.
잠깐 열고 다시 닫는거라지만 물품을 찾는 것으로 간주, 다시 결제... ㅠㅠ
그래서 한 7시 20분쯤, 대사관 근처 투썸플레이스에 갑니다.
건물과 일체화된 구조네요.(?)
하여튼, 8시 땡 치고 투썸플레이스를 나서서, 대사관으로 갑니다.
여기에요.
화살표 쪽으로, 즉 건물 옆으로 가면 이렇게 줄 서는데가 있어요.
여기가 바로 '비이민 비자'(NIV, Non-Immigrant Visa)용 줄입니다.
줄 서고 있으면 막 광고 전단 나눠주고(유학, 비자상담, 임대폰, 등등 뭐 그런 류)그래요.
저기 위에 나름 열풍기라고 하나요 그거 있어서 추위를 좀 덜어줌.
인터뷰 시간 15분 전 입장입니다. 즉 가장 빠른 입장은 8시 15분이 되겠네요.
하지만 이후에 인터뷰하는 사람이라도, 일찍 와서 일찍 줄 서면 들여보내주긴 한다네요.
8시 15분, 차례로 들어갑니다.
매표소같은 곳에서, 인터뷰 예약 확인서랑 여권을 확인하고 들여보냅니다.(한국인 직원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핸드폰을 미리 끄는게 좋아요.)
문 열고 들어가면, 엑스레이 검사하는 곳이 있어요. 근데 핸드폰 껐는지 안껐는지 버튼 눌러서 확인함.
핸드폰 맡기면 번호를 받아요. 나갈 때 그 번호표 내고 받아가면 됩니다.
명찰처럼 되어있어서, 어느 외국 사람은 그걸 옷에 붙이고 다니던데, 안그래도 돼요.
한국어에 안 익숙하신 분인가...
아, 참고로 미 대사관에 인터뷰 하러 온 사람 10명 중 한 명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다시 절차를 밟아 나가죠.
핸드폰을 맡기고, 가방 등 가져온 물품은 검색대에 올려놓고, (라이터 없는지 물어봅니다)
무사히 통과하고 물품 갖고 들어갑니다.
들어가면, 직원분이 여권 뒷면에 바코드를 붙여주더라구요.(이게 택배용인듯.)
그리고 다시 줄 서는 곳이 있어요. 앞에 창구가 보입니다.
여기서 확인하는건 DS-160, I-20, 여권,
그리고 지문을 찍습니다. 왼손 4손가락 - 오른손 4손가락 - 좌우 엄지 같이.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지.(?))
DS-160을 달라고 해서 줬는데, 이게 아니란거에요.
ㄷㄷ...
이걸 뽑아갔는데, 이게 아니래요. (이건 인터뷰 예약 확인서였음)
(아까 처음에 대사관 들어갈 땐 이거랑 여권 보여주니까 들여보내주더만! 왜!...(당연하죠.))
DS-160 확인번호 여기 바코드 있지 않냐, 했는데,
이게 DS-160이 아니라고, 너 지금 DS-160 안뽑아온거라고, 다시 뽑아서 오래요.
그러면서 한 여권 크기 되는 종이에 '서류 없음' 부분에 체크를 하고 다른 창구로 보내더라구요.
'멍'...
속으로 생각했죠.
'아... 망했다.. 나 지금 리젝당한건가? 이거 하려고 지금껏 아침부터, 아니 예전부터 난리를 쳤는데, 여기 다시 와야하나, 오는데 엄청 걸리는데, 그리고 이 기록 남으면 재신청할때도 불이익이라던데?'
...
였는데 그건 기우였습니다.
쨌든 예정에 없는 일이 시작됩니다.
다른 창구에서는, 보라색 A4 프린트된 종이에 뭘 체크하고 주면서,
DS-160 뽑아갖고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제가 '이거 오늘 더이상 못하는건가요?' 물어봤더니, 오전이니까 11시 30분 전까지만 오면 다시 인터뷰 할 수 있을거라고 했어요.
그렇게 대사관을 나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폰 찾는 곳에서 직원분이 벌써 나가는거냐길래, 보라색 종이 보여주면서 다시 올거라고 얘기했더니,
다시 오면 굳이 폰 안찾아도 되는데 폰 필요하냐?고 해서 폰은 필요하다고 하고 폰 찾아 나옴.
이제 인쇄할 곳을 찾아야하는데, 언제 밖에서 인쇄해 본 적이 었어야 뭘 알기라도 하지.
근데 문득 재수할 때 교대역에서 봤던, 페덱스 킨코스가 생각났어요. 가서 써 본 적은 없지만 대략 그런 프린트, 복사 같은거 하는곳이라고 알긴 알아서.
그래서 찾아보니 나오긴 나오는데, 거리가 좀 되네.
그래도 어떡해요, 아는 곳이 거기밖에 없는데. 그래서 걸어감.
근데 지금 보니까 더 가까운 길이 있는데 엄청 돌아갔네...
킨코스에서 비자 신청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인쇄를 하고 나왔습니다.
두 장에 160원. (...)
요거! 이 페이지가 DS-160! 이걸 인쇄해야합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서 사진 넣은 사람은 저기 왼쪽에 자기 사진 떠요. 전 못넣어서 사진 가져감.
저기 Email Confirmation 하면 PDF파일 첨부된 메일 받을 수 있어요. 그거 인쇄해도 되구요.
제가 가져갔던건, 대사관 인터뷰 확인 메일이었던거죠. OTL...
왜 이걸 안뽑아뒀지?;;;;...
이걸 뽑고, 열심히 걸어서 다시 대사관으로 들어갑니다.
8시 35분쯤 나와서, 돌아온건 9시 10분 좀 안되었을 때였나...?
다시 폰 맡기고, 엑스레이 통과하고...
1층 줄 서는 곳에 사람이 없어서 바로 창구에서 DS-160을 들이밀었습니다.
물론 다른 것들도요.
제가 비자사진을 업로드를 안해서, 같이 냈는데, 스캔하고 돌려줬어요.
그리고 낸 서류들이랑 번호표를 여권에 끼워서 주고, 2층 가라고 얘기하네요.
(겨우 1차 관문 통과!!!)
2층 올라갑니다.
계단 올라가서 왼쪽에 비이민비자 인터뷰 대기 장소가 있어요.
사람들 쫙 앉아있고, 대기번호가 보이는데, 520번 하고 있는데 난 561번...
2층에서는 자기 사진이 필요가 없습니다. 사진 내지 마세요.
대신 기다리면서, 낼 서류들은 미리 꺼내두는게 좋습니다.
한 사람 평균 인터뷰 시간이 한 5분 되려나? 5분까진 안되나?
근데 그건 언제까지나 평균이지, 개인차가 꽤 나요.
그리고 열려있는 인터뷰 창구도 랜덤인듯.
오늘은 처음엔 4개 열려있더니 중간에 1개 더 열어서 총 5개 창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 갈 때 까진.
한 40분은 기다린 것 같네요.
먼저 하는 사람들 보는데, 주황색 종이(=리젝..거부당한경우.)갖고 나가는 분들도 한 서너분 계셨어요.
전자기기도 없고, 소지품도 최소로 갖고 온 저는, 인터뷰 내용이 어떤지, 사람 구경하면서 시간 보냈고, 결국 제 차례가 되어서, 창구로 갔습니다.
인터뷰 하는 영사분으로 흑인 여자분이 계셨어요.
그리고 그 뒤에 한국 직원분(왠지 통역 담당일듯)은 앉아서 핸드폰만 열심히 하고 계시고.
(그래도 뒤에 누군가 있다는게 다행이다 -만일 뭐 말 잘못하면 도와줄 수 있으니까- 란 생각.)
그 문제적 DS-160, 입학허가서인 I-20, 여권을 먼저 냈습니다.
다른 서류를 더 내려니까 손짓으로 멈추라고 하더군요.
DS-160은 가져가고, 여권을 살펴보는데, 한 페이지를 유심히 봄.
2010년에 미국 갔던거 때문에 출입국 도장 찍힌 거 때문일듯..
그리고 I-20을 살짝 보며, 'Okay.'하면서 인터뷰 시작.
(이하 영사분 : C, 본인 : R.)
모든 대화는 영어였습니다. 한글로 쓴 부분은 뭐라고 했는지 글자 그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서.
C : 영어 할 줄 암?
R : A bit, yes.
C : A little bit, okay.
C : 미국에서 얼마나 머무를거냐?
R : About 6 or 7 months.
C : 한국에서 뭐함?
R : 2년간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금은...
(말 중간에 끊고)
C : 학교 다님?
R : 다녀요...(어버버)
Here. (휴학증명서를 내보인다.)
C : (그건 됐고...란 말투로) Did you bring '성적표'? (성적표는 한국어로 말하더라;;)
R : Ah... No..
C : What's your GPA?
R : About 3.xx.... (왜물어봐 ㅠㅠ)
C : 아버지 뭐하심?
R : (사업...이란 말이 생각이 안났음) ah... industrial(왜 이게 생각났지-_-).. something...
Here.(라고 하면서 준비해둔 아빠 '사업자증명서'를 내보임.)
C : Okay, your visa is approved.(오예!)
여기 I-20은 미국 입국할 때 꼭 가져가야 한다.
일하는 날 기준으로 3~5일 안에 네 주소로 택배 갈거다.
R : Thank you! Have a good day.
맨 마지막 Have a good/nice day. 는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길래, 나도 얘기함.
한 5분까진 아니고 3~4분 걸린 것 같네요.
생각보다 영어가 안 나와서+ 준비도 제대로 못 해 가서 고생했지만,
결국 통과는 되었다는 해피엔딩.
(이러고 여권 안오진 않겠지 설마(...))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필요 서류 : 인터뷰 예약 확인 페이지, DS-160, I-20, 여권, 미국 비자 사진,
대학생이면 휴학증명서, 성적증명서
- 가져갔는데 잘 안 본 것 같은 서류 : 잔고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아버지)사업자 증명서 등
근데 영사분 따라 다르다고 하니 일단 뭐든 다 들고 가 보세요.
인터뷰 보면서 느낀건데, 비이민 비자 준비하는 사람들이면 다들 찾아봤을, 그게 제일 중요하네요.
'난 불법체류 할 사람이 아니다', '다시 한국 돌아올거다',
'돈은 이렇게 해결한다(부모님이라든가, 학교 스폰이라든가, 기타 등등..)' 같은.
어학원 같은거 도움 안 받고 스스로 하려니 참 이거저거 걸림돌이 많긴 많네요.
이거 다 쓰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또 누군가는 이걸 보고 도움이 되길 바라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