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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나 맥북프로 키캡, AS센터 세 곳 방문 및 수리기

로볼키 2015. 9. 7. 22:58

공지: 키캡 판매 안해요~ 




2015/08/30

 4월 초부터 쓰기 시작한 2015년형 레티나 맥북프로 (이하 맥프레) 13인치. 언제부턴가 아래방향 키에 칠이 벗겨진 것은 인지하였다.

 그래, 그럴 수 있어. 막 쓰면 뭐 그럴 수도 있지.

 지난 2011년, 맥북에어 쓰던 시절에 M키였나 칠 (혹은 코팅) 이 벗겨져서 키 하나 무상으로 교체받은 기억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이번엔 단순히 칠벗겨짐이 아니라 키에 금이 간 것임을 깨닫지는 못하던 와중에...

 꾹 누른 한 순간에 덜렁거리는 느낌이 와서 손가락을 들어서 키를 보니 아래방향 키 가운데에 금이 가고, 벌어져 있었다.




 도저히 이 벌어진 느낌으로 쓰지는 못할 것 같고, 이대로 맥프레 덮개를 닫았다간 키보드와 맞닿는 액정에도 손상이 있을 것 같아서 아예 빼버리자 싶었는데, 나름 키보드 힌지... 찾아보니 정식 명칭은 리테이너 클립...이라고 하던데 쨌든 굉장히 꽉 끼어 있어서 살살 빼었다.





 이게 뭐야...

 5년된 맥북에어도 아래방향 키에 코팅이 조금 벗겨졌으나, 이렇게 아예 부러지진 않았다.

 키보드 백라이트 때문에 더 얇게 설계가 된건가...



2015/08/31


 당장 맥북으로 뭘 하려면 아래 버튼이 없어서 위 XX 위위 XX (...) 매우 불편하였다. 사실 실리콘 부분을 꾹 누르면 아래 버튼이 인식되긴 하지만, 못 써먹을 정도로 불편한 상태인지라, 날은 8월 31일 개강 직전인만큼 오늘 수리를 하러 가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맞는 키캡이 있다면 찾아서 꽂아준다고 하는 곳도 있고 하다던데...



아래는 이날 겪은 일들을 있는 그대로 기록.


 우선 AS센터가 어디에 있나 보자. 예전에 갔던 곳은 프리스비 지하에 있던, UBASE 강남점으로 기억한다. 교보타워 옆건물. 하지만 애플 공식 서비스센터 목록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 프리스비가 옮기면서 자리를 옮기거나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내 기준으로 접근성이 좋은 곳은 강남이었지만, 미리 추천받기도 했고, AS 후기에도 보였고, 결과적으로 아이폰 없이 맥을 주로 취급하는 곳인 '대화컴퓨터'를 우선 가보기로 했다. 여기는 가기 전에 전화를 했는데, 내 맥북에 맞는 키캡이 있다면 당일 수리가 가능하나, 일단 방문해서 확인을 해 봐야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찾아갔다.




 대화컴퓨터

 용산 아이파크몰? 신관에 위치, 매장 한편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AS센터. 점심시간을 넘긴 애매한 시간대여서 그랬는지, 대기인원은 아무도 없었다. 번호표 뽑고 2~3분 있었나, 안쪽에서 담당자분이 나와서, 내 맥프레를 올려두고 아까 전화했던 얘기를 했다. 그러더니 맞는 키캡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하셨다.

 기다리는 2~3분정도 안에 뒤에 한 사람이 대기표를 뽑고 앉아있었고, 나는 몇 분 더 있었는데, 담당자분이 말하길 15인치? 17인치? 맥프레의 키캡은 있으나 내 13인치와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맥프레 제품군들은 그냥 맥북프로와는 달라서 키보드를 교체하려면 하판 전-_-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교체 비용은 대략 50~60만원이 나온다고 했다. 기겁을 하고... 저 플라스틱 조각 하나 붙이겠다고, 구입한지 5달 된 맥북에 50만원을 낼 사람이 누가 있겠어.


 그래서 다른 AS센터를 가 보기로 했다. 다음으로 떠오른 곳은 프리스비 명동점. 당시 위치에서 멀지도 않았고, 사람이 많으면 키캡도 많지 않을까? 란 생각에 찾아갔다.




 프리스비 명동점

 명동 한복판에 위치. 아이폰과 맥 제품군 모두를 서비스하는데다가 역시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런가 사람들이 꽤 많이 붐볐다. 물론 각 제품군별로 서로 다른 대기표를 뽑기에 나는 엄청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그곳에서는 담당자에게 안내받기를, 키캡 하나만 팔지는 않고 전체를 주문해야 하는데, 6만원에 배송이 며칠 소요되며 영문자판이 온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은 맥북 안 맡기고 가져가고 나중에 키캡 올 때 다시 가져와서 수리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도 있냐고 물어보니 그건 안된다고, 오프라인에서 주문 및 결제까지 해야 된다고 했다.


 아... 6만원이나 해...? 그냥 자가수리 할까... 하고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나왔다.


 난 키캡만 깨진거라, 다 망가진 중고 맥프레를 찾아볼까, 키캡만 얼마에 파나, 알아보기 위해 잠시 이동.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시키고 인터넷을 좀 하다 보니... 사실 6만원이 그리 비싼건 아닌 편이라고도 하고, 키캡 하나에 10달러에 파는 곳도 있고, 결정적으로 내 모델에 딱 맞는 키캡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뭐 조금 찾아보니 힌지...가 아니라 리테이너 클립 부분 보고 쉽게 판단 가능하다던데. 


 30분 남짓 있던 후에 내린 결론. 키캡을 주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주문하고 택배 배송 기다리고 하면 어차피 시간이 걸리겠지. '맞는 제품을 주문' 해서 '내 손으로 정상 작동하도록 수리' 하기에는 반 년도 안 된, 아직 워런티 기간이 남아있는 맥북을 건드리기에 조금 부담이 있기도 했다. 

 다시 돌아간 프리스비. 또 번호표 뽑고 기다렸는데, 차례가 되자 아까 그 담당자가 나를 맞이한다. 키캡 주문해달라고 하니 신청서를 쓰라면서, 맥북을 가져가야한다고, 맞는 키캡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2~3일이 걸린단다. 뭐...? 뭐라고?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꾹꾹 참았다.

 - 내가 그럴거면 이 시간에 이미 다른데 가 봤지. 

 - 아까 분명 안 맡기고도 된다며. 

 - 맨날 AS제품들 보고 사는 사람들이 이 키캡 종류 구분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몇년형 어떤 모델인지 다 나오는데? 요즘 나오는 맥프레에서는 구분해봤자 두 가지라던데? 


 내가 실제로 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당장 내일이면 개강이고, 뭐 정말 대안이 없으면 맡겨야만 하겠지만, 꼭 여기서만 수리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안 맡기고 나왔다. 

 1층 매장의 뉴 맥북을 열어서 강남 가는 방향에서 가까운 곳이 어디 있나 찾아보니 윌리스 신사점이 가까운 편이라 가기로 했다.




 윌리스 신사점 





  신사역 1번출구에서 걸어서 몇 분. 대화컴퓨터는 매장 한쪽 구석에 AS센터가, 프리스비 명동점은 매장 3층이 AS센터인데, 윌리스 신사점은 매장과 AS센터가 다른 건물을 쓰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갔다가 AS는 옆건물이라고 안내를 받아서 옆건물로 들어갔다. 

 옆건물 3층 복도 맨 끝 왼쪽이 윌리스 신사점 AS 센터. 아이폰/아이패드 담당 창구 셋, 맥/아이팟 담당 창구 하나.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접수하고 물어보니 키캡 구매에 대한 안내를 해 준다. 9만 5천원이고 영문 키캡이며, 지금 주문하면 2~3일 걸리고, 맥북은 가져가서 쓰다가 키캡 오면 그때 다시 가져와서 부착받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맥 진단 프로그램을 돌리는데, 이게 시간이 좀... 한 10분 좀 안되게? 걸리는 것 같은데 그래서 키캡 결제하고 기다리면서 담당자분과 약간의 얘기를 더 해 봤다. 

 오늘 여기가 세 번째 AS센터라고. 하니까 다른데선 어떻게 안내받았냐고 물어봐서, 위와 같이 얘기했고. 

 왜 거기선 6만원이라고 하고 여기선 9만 5천원이냐고 물어보니, 아마 키캡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내 맥프레용 키캡은 9만 5천원이 맞다고 답변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키캡 깨진 것에도 진단 프로그램을 돌리는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AS센터 평가 지표에 진단 프로그램을 돌렸는지 로그를 남겨야 한다나.(...) 뭐 이해는 간다만.


 영문 키캡으로 다 바꿔줄 수는 없냐고 물어보니 이것도 사람 손으로 다 빼고 해야한다고, 그러다가 정상 키캡도 부러뜨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뭐 난 방향키니까 상관은 없다만.


 그렇게 진단 프로그램을 끝내고, 접수증을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2015/9/2

 오후 2시 반 쯤 윌리스에서 전화가 왔다. 키캡이 도착했으니 방문해달라고. 그래서 수업이 끝나고 찾아갔다. (윌리스 신사점 AS센터는 오후 7시에 닫는다고 한다)

 

 가서 접수증 내고, 키캡을 보여주더니 내 맥프레를 갖고 들어가서 아래방향 키캡을 끼워주고, 나머지 키캡을 주고 진단 프로그램 돌리고(ㅋㅋㅋㅋ) 수령 확인증 같은거 받고, 다 끝나고 나왔다.




키캡은 이렇게 생겼다. 비싼 플라스틱 덩어리들....


잘 작동하고, 당연히 백라이트도 들어오고, 예전처럼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수리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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